스페인 와인은 프랑스나 이탈리아에 비해 오랫동안 저평가되었던 시기가 있었지만, 최근 2030년 사이에 세계적으로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스페인 중북부 **아라곤(Aragón) 지역의 칼라타유드(Calatayud) D.O.**에서 생산되는 **아테카 올드 바인즈(Atteca Old Vines)**는 그 대표적인 성공 사례다. 강렬한 태양, 척박한 토양, 그리고 수령이 80120년에 달하는 가르나차(Garnacha) 포도 덕분에 만들어진 이 와인은 전 세계 와인 애호가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기고 있다.
<와이너리 소개 – 보데가 아테카>
아테카 올드 바인즈는 2005년에 설립된 **보데가 아테카(Bodegas Ateca)**에서 생산된다. 이 와이너리는 스페인 전역의 잠재력 있는 지역에서 개성 있는 와인을 생산하는 **오레간 그룹(Orowines Group)**에 속해 있으며, 스페인 와인을 세계 무대에 알리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설립 연도만 놓고 보면 비교적 젊은 와이너리이지만, 이들이 소유한 포도밭은 100년에 가까운 역사를 자랑한다.
특히 칼라타유드 지역의 험준한 고지대 포도밭은 해발 900~1000m에 위치해 있어, 낮과 밤의 극심한 일교차가 포도의 산도와 아로마를 풍부하게 만든다. 건조하고 척박한 슬레이트 토양은 포도나무의 뿌리를 깊게 내리게 하여, 풍미가 농축되고 복합적인 구조감을 형성한다.
<‘올드 바인즈’의 의미>
와인에서 ‘올드 바인즈(Old Vines)’는 단순히 오래된 나무를 의미하지 않는다. 일반적으로 포도나무는 30년 이상 자라면 생산량은 줄어들지만, 그만큼 포도의 농축미와 개성이 강해진다. 아테카 올드 바인즈에 사용되는 가르나차 포도는 평균 수령이 80년, 일부는 100년을 넘는다. 이런 고령의 나무에서 수확된 포도는 수확량은 적지만 진한 과실 풍미와 복합성을 지니며, 와인에 독보적인 캐릭터를 부여한다.
<품종 – 가르나차(Garnacha)>
아테카 올드 바인즈의 주인공은 단연 **가르나차(프랑스명: 그르나슈 Grenache)**다. 스페인의 토착 품종 중 하나로, 원래는 아라곤 지방이 가르나차의 기원지로 알려져 있다. 가르나차는 알코올 도수가 높고 풍부한 과실미를 가지며, 잘 익을 경우 라즈베리, 블랙체리, 자두 같은 붉고 검은 과일향과 함께 허브, 흙 내음을 동반한다. 아테카 올드 바인즈는 이러한 가르나차의 개성을 고스란히 표현하면서도 오크 숙성을 통해 세련된 스타일을 더했다.
<양조 방식과 숙성>
수확은 대부분 손으로 진행되며, 철저히 선별된 포도만 사용된다. 발효 후 와인은 프렌치 오크 배럴에서 약 10~12개월 숙성된다. 이 과정에서 와인에는 바닐라, 초콜릿, 커피, 스파이스 같은 풍미가 더해지고, 포도의 과실향과 절묘한 균형을 이루게 된다.
<테이스팅 노트>
• 색상 : 짙고 불투명한 루비 레드 컬러로, 오래된 포도나무에서 오는 농축된 색감을 잘 보여준다.
• 향 : 잘 익은 블랙베리, 라즈베리, 자두 향이 지배적이며, 뒤이어 오크 숙성에서 비롯된 바닐라, 다크 초콜릿, 에스프레소, 스파이스 노트가 복합적으로 피어난다. 가끔 담배와 가죽, 흙 내음 같은 터치도 느껴진다.
• 맛 : 입 안 가득 퍼지는 과실미가 인상적이다. 블랙체리와 라즈베리 풍미가 터져 나오며, 묵직한 바디와 견고한 구조감이 돋보인다. 탄닌은 부드럽지만 존재감이 확실하고, 균형 잡힌 산도가 와인의 무게감을 잡아준다. 알코올 도수는 14~15%로 높지만, 과실의 농축미와 산도가 이를 완벽하게 지탱한다.
• 피니시 : 길고 우아하며, 스파이시한 여운과 다크 초콜릿 뉘앙스가 오래 남는다.
<음식 페어링>
아테카 올드 바인즈는 파워풀한 스타일의 와인이기 때문에 풍미가 강한 음식과 잘 어울린다.
• 그릴드 스테이크, 양고기, 바비큐 : 강렬한 육즙과 탄닌의 조화.
• 이베리코 하몽, 치즈 : 스페인의 대표 음식과 매칭했을 때 진가가 드러난다.
• 토마토 베이스 요리 : 파스타 아라비아타, 라자냐처럼 산미 있는 요리와도 균형을 이룬다.
<와인의 가치와 총평>
아테카 올드 바인즈는 가격 대비 품질이 뛰어난 와인으로 자주 언급된다. ‘올드 바인즈’에서 오는 농축미와 복합성, 칼라타유드 고지대 테루아의 산도, 그리고 오크 숙성의 세련미가 완벽하게 어우러진다. 스페인 와인의 진정한 잠재력을 보여주는 교과서적인 와인이라 할 수 있다.
스페인 가르나차가 가진 관능미를 경험하고 싶거나, 합리적인 가격대에서 프리미엄 와인의 품격을 느끼고 싶은 사람들에게 강력히 추천할 만하다. 아테카 올드 바인즈는 단순히 한 병의 와인이 아니라, 스페인 토착 품종과 오래된 포도나무의 가치, 그리고 테루아의 개성을 동시에 담아낸 결과물이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아테카 올드 바인즈는 ‘한 모금으로 스페인의 태양과 역사를 마주할 수 있는 와인’이라 평가할 수 있다.
'와인 이야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도멘 라브뤼에르 꾀르 드 떼르와 물랭아방 2016 - 보졸레의 진수를 보여주는 우아한 크뤼 와인 (0) | 2025.09.13 |
---|---|
돈나푸가타 리게아(Lighea) - 지비뽀의 다른 얼굴, 시칠리아의 바다를 닮은 드라이 화이트 와인 (0) | 2025.09.12 |
벨레노시 라크리마 디 모로 달바 2021 - 꽃향기 가득한 이탈리아의 숨은 보석 (0) | 2025.09.12 |
신퀀타 꼴레지오네 - 이탈리아 남부의 품격을 담다 (0) | 2025.09.11 |
Suntory From Farm Tomi no Oka Koshu 2021 - 일본 와인의 정수를 담은 한병 (0) | 2025.09.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