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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이야기

돈나푸가타 리게아(Lighea) - 지비뽀의 다른 얼굴, 시칠리아의 바다를 닮은 드라이 화이트 와인

by 오슬이 2025. 9. 12.

돈나푸가타 리게아(Lighea)는 시칠리아를 대표하는 생산자 돈나푸가타(Donnafugata)가 선보이는 지비뽀(Zibibbo, 모스카토 알렉산드리아) 100% 드라이 화이트다. 많은 이들이 지비뽀를 달콤한 파시토 스타일로만 떠올리지만, 리게아는 그 풍성한 아로마를 드라이 스타일로 세련되게 표현해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준다. 라벨의 인어 이미지처럼 매혹적이고 감각적인 인상을 주는 와인으로, 시칠리아의 테루아와 포도 품종의 고유한 특성이 조화를 이룬 작품이다.

<지비뽀(Zibibbo) — 향의 주인공>

지비뽀는 모스카토 계열 중에서도 향이 특히 강한 품종으로, 오렌지 블로썸, 재스민, 라벤더, 허브 등 선명한 플로럴 노트가 특징이다. 판텔레리아와 시칠리아 전역에서 전통적으로 재배되어 왔고, 건조시키는 파시토 방식만 아니라 드라이 스타일로도 탁월한 결과를 낸다. 리게아는 지비뽀의 아로마를 그대로 살리면서도 당도를 거의 남기지 않는 양조법으로 산뜻하고 깔끔한 마무리를 만든다.

<생산지와 테루아>

돈나푸가타는 서시칠리아를 중심으로 다양한 포도밭을 관리한다. 리게아에 사용되는 지비뽀는 해풍의 영향을 받는 해안 지역과 내륙의 고지대에서 수확한 포도를 균형 있게 블렌딩해 만든다. 일조량이 풍부하고 일교차가 큰 환경은 과일의 향을 응축시키고 산도를 살려 주며, 석회질과 사질토의 혼합 토양은 미네랄감과 깔끔한 피니시를 더해 와인의 조화를 돕는다.

<양조와 스타일>

리게아는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에서 저온 발효를 통해 지비뽀의 향을 최대한 보존한다. 발효 과정에서 당분을 거의 모두 소모시키는 드라이한 스타일을 목표로 하며, 일부 버전은 짧은 효모 접촉으로 입안의 볼륨을 보강한다. 오크 숙성은 최소화하여 플로럴하고 시트러스한 아로마가 전면에 드러나도록 설계했다. 전반적으로 현대적인 기술과 전통적 감각이 균형을 이루는 방식이다.

<테이스팅 노트>

시각: 옅은 짚빛으로 빛이 투명하다.
후각: 가장 먼저 올라오는 것은 오렌지 블로썸, 재스민, 라임 꽃 향기다. 이어서 복숭아, 살구, 청사과와 같은 과일 향이 따라오며, 허브와 약간의 감귤 껍질 노트, 미네랄성의 짠내가 배경을 잡아 준다.
미각: 드라이하고 산미가 선명하며 청량감이 뛰어나다. 바디는 가볍지만 밀도감이 있으며 타닌은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질감은 매끄럽고 피니시는 깔끔하게 꽃 향기가 남아 음식과의 조화에서 빛을 발한다.

<음식 페어링>

리게아는 해산물과의 조화가 가장 돋보인다. 굴, 조개, 새우 같은 조개류와 레몬을 곁들인 구운 생선, 해산물 카르파치오와 이상적인 매칭을 이룬다. 또한 올리브 오일과 허브를 사용한 시칠리아식 샐러드, 가벼운 해산물 파스타와도 잘 어울린다. 아시아 요리와도 호흡이 좋은데, 라임과 생강을 사용하는 태국 요리, 신선한 회나 초밥과도 의외로 좋은 조합을 보인다. 치즈는 신선한 리코타나 젊은 페코리노 계열을 추천한다.

<서빙과 보관 팁>

서빙 온도는 8~10°C가 이상적이며, 서빙 전 충분히 냉장해 잔에 따른 후 향을 느끼기 좋게 약간 온도를 올려 마시는 것을 권한다.

잔은 튤립형의 화이트 와인용 글라스가 포인트 노트를 잘 잡아준다. 보관은 직사광선과 급격한 온도 변화를 피하고 12~16°C의 서늘한 곳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빈티지 특성 및 숙성성>

리게아는 전형적으로 젊은 시음에서 가장 매력적인 스타일을 보인다. 출시 직후부터 3~4년 내에 꽃향과 산도의 생동감을 즐기는 것이 좋다. 일부 뛰어난 빈티지는 5년 이상 보관하며 미네랄과 복합미가 더해진 모습을 관찰할 수 있으나, 대체로 빠르게 소비하는 편이 본 품종의 장점을 살리는 길이다.

<비교와 추천 포인트>

지비뽀 기반의 다른 와인들과 비교할 때 리게아는 ‘드라이한 모스카토’ 콘셉트를 가장 성공적으로 보여주는 사례 중 하나다. 파시토 스타일의 달콤한 지비뽀와는 확연히 다른 방향이므로, 모스카토류의 향을 좋아하지만 달콤함을 원치 않는 소비자에게 훌륭한 대안이 된다. 또한 라벨과 병 디자인이 세련되어 선물용으로도 가치가 높다.

<간단한 페어링 레시피 제안>


• 레몬허브 새우구이: 새우에 올리브오일, 레몬제스트, 다진 마늘, 파슬리를 버무려 구운 뒤 리게아와 페어링하면 꽃 향기와 산도가 새우의 기름기를 깔끔하게 정리해 준다.
• 허브 리코타 샐러드: 신선한 리코타에 아루굴라, 자두 토마토, 올리브 오일, 소금 약간을 곁들이면 리게아의 플로럴 노트가 더욱 돋보인다.

<와인 구매 팁>

리게아를 구매할 때는 병 라벨의 빈티지와 수입사 정보를 확인하는 것이 좋다. 화이트 와인의 경우 장기 보관보다는 신선한 빈티지를 선택해 빠르게 소비하는 것이 풍미를 즐기는 최선의 방법이다. 병 코르크 상태나 병목에 기름기나 변색이 있는지 확인하고, 가능하다면 와인샵에서 온도 관리가 잘 되는 보관 환경을 유지하는 곳에서 구입하자. 가격대는 수입사와 프로모션에 따라 변동하므로 여러 판매처를 비교해보는 것을 추천한다.

<테이스팅을 위한 체크리스트>

와인을 시음할 때는 다음 항목을 메모해 보자.

1) 시각: 색과 투명도

2) 후각: 첫 향, 중간 향, 잔향으로 구분해 주요 아로마를 적기

3) 미각: 산도·바디·질감·단맛 유무

4) 피니시: 여운의 길이와 느낌

5) 페어링과의 조화. 리게아는 꽃향과 시트러스가 주요 키워드이므로 이들을 중심으로 체크하면 기억에 남기 쉽다.

<자주 묻는 질문(FAQ)>


• Q: 리게아는 디저트와도 어울리나요?
A: 기본적으로 드라이 와인이므로 달콤한 디저트와의 조합은 추천하지 않는다.

다만 가벼운 과일 디저트나 레몬타르트처럼 산미가 있는 디저트와는 경우에 따라 흥미로운 조화를 이룰 수 있다.

 

• Q: 리게아를 디캔팅해야 하나요?
A: 디캔팅은 보통 레드 와인에서 권장되며, 리게아 같은 젊은 화이트는 굳이 디캔팅이 필요하지 않다.

다만 통풍을 시켜 향을 열기 위해 와인잔에 따랐을 때 잠시 기다리는 것은 도움이 된다.

 

• Q: 보관 온도와 개봉 후 보관 팁은?
A: 개봉 후에는 냉장 보관하면 2~3일간 풍미를 유지할 수 있다.

와인 보관 시에는 직사광선을 피하고 서늘한 온도를 유지해야 한다.

<결론>

지비뽀라는 전통 품종을 통해 돈나푸가타가 제시하는 현대적 해석, 리게아는 그 자체로 하나의 발견이다.

꽃 향기의 화려함과 드라이한 산도의 균형은 식탁에서 새로운 대화를 열어 주며, 와인을 사랑하는 이들에게 색다른 즐거움을 선사한다. 시칠리아의 바다를 닮은 이 와인을 다음 모임이나 특별한 식사에 올려보자.